—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가장 공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곳우리는 가족을 너무 익숙하게 부른다.가족은 쉬어야 하는 곳,편해야 하는 곳,아무 생각 없이 돌아가도 되는 곳.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살아보면가족은 결코 단순한 쉼터만은 아니다.가족은 매일같이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나는 어떤 어른으로 말하고 있는가권력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갈등은 회피되고 있는가, 다뤄지고 있는가그래서 나는 점점가족을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가족은 ‘철학적 실험실’이다.1. 가족은 이론 없는 철학이 실행되는 곳이다철학은 보통 책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개념과 문장과 사유의 역사.하지만 가족 안에서의 철학은 다르다.여기에는 준비된 답이 없다.매일의 상황이 문제이고,선택이 곧 논증이다.화가 난 아이 앞에서 어떤 말을 고를지실수한 가족을 어떻..
—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우리’로 남는 이유어느 집에나 남들 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장면이 있다.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꼭 건네는 한마디,저녁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짧은 대화,잠들기 전 불을 끄며 반복되는 인사.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반복일지 모르지만,아이에게 그 장면들은 삶의 기준점이 된다.가족 의식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다.그것은 매일 비슷한 시간, 비슷한 방식으로 되풀이되는작은 약속에 가깝다.그리고 바로 그 작은 의식들이아이의 정체성을 조용히 지켜낸다.1. 정체성은 설명이 아니라 ‘반복’에서 만들어진다부모는 종종 아이에게 말로 가르치려 한다.“우리는 이런 집안이야.”“이렇게 사는 게 중요해.”하지만 아이의 정체성은설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아이에게 정체성이란매일 반복되는 장면 속에..
— 서로를 가르치고 배우며 자라나는 가장 작은 공동체에 대하여가족이라는 공간은 이상하게도 우리가 가장 많이 상처받고,그러면서도 가장 많이 치유되는 곳이다.바깥에서는 침착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던 사람도집에만 오면 어린아이가 되기도 하고,세상 앞에서는 약해 보이던 사람이가족 앞에서는 놀랍도록 단단해지기도 한다.우리는 흔히 가족을 ‘돌봄의 공간’, ‘휴식의 공간’으로만 생각하지만사실 가족은 가장 작은 학교이기도 하다.그리고 이 학교에서는어른도 배우고, 아이도 가르치며,함께 성장하는 쌍방의 배움이 일어난다.오늘은 그 가족이라는 공간을조금 다른 시선,조금 더 철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자 한다. 1. 가족은 누군가를 완성시키는 곳이 아니라, 서로 ‘되어 가는’ 곳이다우리는 종종 가족을 정답의 집합처럼 생각한다.좋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