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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가르치고 배우며 자라나는 가장 작은 공동체에 대하여

가족이라는 공간은 이상하게도 우리가 가장 많이 상처받고,
그러면서도 가장 많이 치유되는 곳이다.
바깥에서는 침착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던 사람도
집에만 오면 어린아이가 되기도 하고,
세상 앞에서는 약해 보이던 사람이
가족 앞에서는 놀랍도록 단단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가족을 ‘돌봄의 공간’, ‘휴식의 공간’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가족은 가장 작은 학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는
어른도 배우고, 아이도 가르치며,
함께 성장하는 쌍방의 배움이 일어난다.

오늘은 그 가족이라는 공간을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더 철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고자 한다.

 

가족은 함께 성장하는 학교다
가족은 함께 성장하는 학교다

1. 가족은 누군가를 완성시키는 곳이 아니라, 서로 ‘되어 가는’ 곳이다

우리는 종종 가족을 정답의 집합처럼 생각한다.
좋은 부모는 이래야 하고,
좋은 아이는 저래야 하고,
가족은 이렇게 굴러가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의 가족은 그런 ‘완성형’과는 거리가 멀다.

  • 부모는 부모가 되어가는 중이고,
  • 아이는 아이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며,
  • 부부는 서로의 성격과 감정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스토아 철학의 중요한 관점은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항상 되어가는 존재다.”

가족은 그래서 어렵지만,
동시에 그 어떤 조직보다 역동적이다.

가족이 완벽해야 할 이유는 없다.
가족은 서로의 ‘되는 과정’을 지켜봐 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 아이는 가족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어른은 아이를 통해 자신을 다시 배운다

아이를 보며 부모는 종종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맞다.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의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준다.

하지만 거꾸로,
아이도 부모를 가르친다.

  • 아이의 질문에 답하려다 부모가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 아이의 감정 폭발을 보며 부모가 자신의 감정 조절을 연습하고,
  • 아이의 느릿한 걸음을 보며 부모는 놓쳤던 속도를 되찾는다.

스토아 철학의 스승인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한다.

“진짜 배움은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는 순간에서 온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첫 번째 교사이고,
부모에게 아이는 자신을 비추는 첫 번째 거울이다.

3. 가족은 ‘성장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공동체다

한 가족 안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도 있고,
느리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도 있고,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흔히 이 차이를 ‘갈등’이라고 부르지만
실은 이것이 가족을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연습—
이건 학교 교육보다 더 복잡하고
더 현실적인 사회성 훈련이다.

가족은 서로에게 이렇게 묻는 공간이다.

  • “너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 “나는 이렇게 느끼는데, 너는 어때?”
  • “우리는 어디에서 맞고, 어디에서 다를까?”

다름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서로를 확장시키는 시작점이다.

4. 가정은 사랑을 배우는 첫 번째 교과서이자 관계를 연습하는 실험실이다

아이들은 학교보다 집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그것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가정에서 아이는 이런 것들을 체득한다.

  •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 화가 났을 때 어떻게 진정하는지
  • 누군가를 배려하는 태도
  •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용기
  • 잘못했을 때 책임지는 마음

이런 덕목은 시험 점수와는 상관없지만
아이가 평생을 살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부모에게도 똑같이 일어난다.
부모 역시 관계를 배우고,
감정을 조절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다.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친밀한 관계 멘토가 되는 곳이다.

5. 완벽한 가족을 만들려 하지 말고, 성장하는 가족을 만들자

부모들은 종종 죄책감을 느낀다.
바쁘다, 부족하다, 화를 냈다, 기다려주지 못했다…
그러나 완벽한 가족이란 없다.
완벽하려는 마음만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회복하는 능력,
그리고 다시 연결되는 태도다.

스토아 철학에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겸손이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나는 늘 배우고 있다”고 인정하는 마음이다.

가족이란,
서로에게 그런 겸손함을 연습하게 해주는 공간이다.

6. ‘함께 성장하는 가족’을 만드는 작은 실천들

① 하루 5분 가족 대화

결과보다 감정을 묻는 대화
예: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뭐였어?”

② 사과의 모델링

부모가 잘못한 날,
솔직하게 “엄마가 그땐 감정이 좀 앞섰어”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관계 회복의 기술을 가르친다.

③ 각자만의 속도를 인정하기

가족은 팀이지만
모두 같은 속도로 달릴 필요는 없다.

④ ‘잘 지내는 법’을 가르치기

공부보다 더 근본적인 가르침이다.
감정 관리, 갈등 해결, 마음의 근력.

⑤ 작은 의식 만들기

일주일에 한 번 ‘가족 영화 밤’,
저녁 식사 후 10분 산책 등
작은 루틴은 가족을 단단하게 잇는 끈이 된다.

7. 가족은 결국, 서로를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여정이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누구에게나 가장 어렵고,
가장 소중하며,
가장 치열한 ‘성장 수업’이다.

아이와 부모는
서로에게 끝없이 영향을 주고
서로를 비추며 변화한다.

어른은 어른답게 배우고,
아이는 아이답게 배우며,
한 공간 안에서 성장의 흔적을 남긴다.

가족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생명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생명체의 한 부분으로서
서로를 키워내고,
서로에게 배움을 선물하고,
함께 성장한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라는 학교의 학생이자, 선생이다.

마무리: 가족은 ‘가르침’의 공간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공간이다

가장 조용한 아침 식탁에서도
가족의 성장은 일어난다.
작은 말투, 작은 배려, 작은 사과 하나가
아이에게는 평생의 기준이 된다.

가족은 서로를 가르치고,
서로에게서 배우며,
때로는 서로에게 기대어 버티는
가장 인간적인 공동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가족은 완벽한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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