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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 가장 많이 부딪히는 지점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나 규칙이 아니라, 욕망의 충돌이다.
부모는 아이가 안전하고, 성공적이며,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이는 그보다 훨씬 더 본능적이고 당장의 즐거움이나 관심사에 몰입한다.
- 부모의 욕망: 좋은 학교, 좋은 성적, 인정받는 미래, 안정된 직업
- 아이의 욕망: 지금 놀고 싶음, 하고 싶은 것에 빠져 있음, 규칙보다 호기심
이 욕망의 간격은 필연적이다. 문제는 이 충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율성과 부모-아이 관계, 그리고 부모 자신의 삶의 균형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2. 욕망은 왜 충돌하는가?
(1) 부모의 욕망의 뿌리
부모의 욕망은 단순히 ‘아이 잘되길 바람’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안에는
-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충족하지 못한 욕구
- 사회적 비교와 불안
- 세대적 기대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거는 바람)
이 모두가 섞여 있다.
즉, 부모의 욕망은 아이를 향한 순수한 사랑이지만 동시에 자기 치유와 사회적 압박의 반영이기도 하다.
(2) 아이의 욕망의 뿌리
아이의 욕망은 훨씬 더 직접적이다.
- 지금 하고 싶은 것
-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는 것
- 인정받고 싶은 것
- 자유롭고 싶은 것
아이는 미래의 안정이나 사회적 성공을 고려하지 않는다. 당장 눈앞의 ‘재미’와 ‘만족’이 더 중요하다.
(3) 충돌이 불가피한 이유
부모는 ‘안전’과 ‘안정’을 본다.
아이는 ‘도전’과 ‘자유’를 본다.
이 지향점의 차이 때문에 두 욕망은 부딪힐 수밖에 없다.
3. 욕망 충돌의 대표적인 장면들
- 학업 vs 놀이
- 부모: “숙제부터 해.”
- 아이: “조금만 더 놀고 할래.”
- 진로 선택
- 부모: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지.”
- 아이: “나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
- 일상 규칙
- 부모: “일찍 자야 건강해.”
- 아이: “조금만 더 유튜브 볼래.”
- 성격적 차이
- 부모: “사교적이어야 성공한다.”
- 아이: “나는 혼자가 더 좋아.”
4. 철학적으로 보는 욕망의 성격
스토아 철학과 고대 지혜는 욕망의 본질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준다.
-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욕망의 선택’이지, 욕망 자체가 아니다.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면 우리는 늘 끌려다닌다.
-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은 욕망적 존재이며, 덕이란 욕망을 올바른 방향으로 훈련하는 것이다.
즉, 부모와 아이 모두 욕망을 가진 존재이고, 그것이 충돌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중요한 것은 욕망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5. 부모의 욕망이 지나칠 때 생기는 문제
- 아이의 주체성 상실
부모의 기대를 따르지만 스스로의 욕망을 잃어버린다. - 숨겨진 저항
겉으로는 순응하지만 내면은 반발한다. 사춘기에 폭발하기도 한다. - 관계의 긴장
아이에게 부모는 ‘지지자’가 아니라 ‘감독관’으로 느껴진다.
6. 아이의 욕망만 따를 때의 문제
- 즉흥적 삶
장기적 안목이나 훈련이 부족해진다. - 좌절 내성 부족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쉽게 포기한다. - 부모-사회 갈등
아이의 선택이 사회적 기준과 크게 어긋날 경우, 갈등이 더 심화된다.
7. 욕망 충돌을 다루는 철학적 균형점
(1) 욕망을 적으로 보지 말 것
부모의 욕망, 아이의 욕망 모두 나름의 ‘선의(善意)’를 담고 있다.
- 부모의 욕망 = 안전과 사랑
- 아이의 욕망 = 자유와 자기표현
(2) 우선순위를 분리하기
- 부모의 욕망: 장기적 관점에서 아이가 잘되기를 바람
- 아이의 욕망: 현재적 즐거움과 자기 발견
이 둘을 적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3) ‘중간 지점’을 찾기
예:
- 놀이와 학습을 연결하기 (게임을 통해 수학 개념 익히기)
- 부모가 원하는 진로와 아이의 꿈을 단계적으로 조율하기
- 일상의 규칙은 부모가, 취향과 선택은 아이가 맡기
8. 실제 대화 전략
- 비난 대신 질문
- “왜 그렇게 하고 싶어?”
- “그 선택에서 네가 얻고 싶은 건 뭐야?”
- 욕망의 맥락 탐색
부모는 아이의 욕망 뒤에 있는 ‘심리적 욕구’를 파악한다. (인정받고 싶음, 자유롭고 싶음) - 협상하기
- 부모 욕망 50%, 아이 욕망 50%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중치’를 조정한다.
- 중요한 시험 기간에는 부모 욕망 비중 ↑
- 방학이나 주말에는 아이 욕망 비중 ↑
9. 부모 자기 점검 질문
- 지금 내가 주장하는 것은 아이를 위한 것인가, 내 불안을 달래기 위한 것인가?
- 이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정말 아이의 삶에 치명적일까?
- 아이의 욕망을 존중하면서도 안전을 보장할 방법은 없는가?
- 지금 내 반응이 아이의 장기적 자율성을 키우는가, 단기적 통제를 강화하는가?
10. 실천 루틴: 욕망 균형 훈련
- 멈추기: 충돌 시 바로 화내지 않고 호흡하기.
- 듣기: 아이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말하게 하기.
- 공감하기: “너는 ~하고 싶구나”라고 욕망 인정해주기.
- 공유하기: 부모의 욕망도 설명하기.
- 조율하기: 구체적 합의안 찾기 (시간 배분, 역할 나누기 등).
- 회고하기: 결과를 돌아보며 서로 피드백하기.
11. 사례로 보는 균형 잡기
사례 1: 학원 선택
- 부모: 수학 학원 꼭 다녀야 한다.
- 아이: 미술이 더 하고 싶다.
👉 절충안: 주 3회 수학, 주 2회 미술. 일정 기간 후 조정.
사례 2: 직업 진로
- 부모: 공무원·교사 같은 안정된 직업
- 아이: 뮤지션이 되고 싶다
👉 절충안: 대학 전공은 음악 관련으로 하되, 교직 이수나 자격증으로 안전망 준비.
12. 결론: 욕망 충돌은 관계의 위기가 아니라 성장의 기회
부모와 아이의 욕망 충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전쟁터가 아니라, 대화와 조율의 훈련장이 될 수 있다.
부모가 자기 욕망을 성찰하고, 아이의 욕망을 존중하며, 함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율성과 책임을 배우고, 부모는 겸손과 성찰을 배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가 부모의 욕망에 눌리지 않고, 부모도 아이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관계를 맺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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