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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하려는 태도가 아이의 사고를 자라게 하는 순간
부모는 아이의 말을 자주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와 다퉜는지,
왜 울었는지.
하지만 ‘듣는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정말 끝까지 듣고 있는가?
아니면 중간에 이미 판단하고 있는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는 것은
단순한 예의나 양육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의 존재를 하나의 사고하는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1. 아이의 말은 늘 미완성으로 시작된다
아이의 말은 어른처럼 정리되어 있지 않다.
앞뒤가 뒤섞이고,
중요한 부분은 빠지고,
사소한 감정이 과장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른은 쉽게 개입한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이거잖아.”
“결론부터 말해.”
하지만 이 개입은
아이의 말을 도와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사고의 흐름을 끊는다.
아이에게 말하기란
이미 완성된 생각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말하면서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 말을 끊는 순간, 아이는 사고를 멈춘다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는 순간,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판단이 내려진다.
내 생각은 여기까지구나.
더 말해도 소용없겠구나.
이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의 말은 짧아지고,
질문은 줄어들며,
감정은 내부로 접힌다.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는 환경에서
아이의 사고는 자라기 어렵다.
3. 끝까지 듣는다는 것은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해와 동의를 혼동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틀렸어.”
이 말을 하기 전에
부모는 아이의 말을 끊는다.
하지만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은
그 생각에 동의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네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다는 태도
다.
이 태도는
아이에게 안전한 사고 공간을 제공한다.
4. 경청은 권력을 내려놓는 행위다
부모는 관계 속에서
언제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듣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는 것은
이 권력을 잠시 내려놓는 선택이다.
“말해봐.”
“끝까지 듣고 있을게.”
이 문장은
부모의 약함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자신감이다.
5. 아이는 ‘반응’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부모의 빠른 반응이 아니다.
- 해결책
- 충고
- 정답
이 모든 것은
말이 끝난 뒤에도 충분하다.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착했다는 감각
이다.
이 감각이 있어야
아이의 말은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6. 끝까지 들은 뒤의 한 문장이 아이를 만든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은 뒤
부모가 건네는 한 문장은
아이에게 오래 남는다.
“그 상황에서 많이 당황했겠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알 것 같아.”
이 문장은
아이의 감정을 규정하지도,
판단하지도 않는다.
그저 이해의 시도를 보여줄 뿐이다.
이 경험은
아이의 자기 이해 능력을 키운다.
7. 듣는 경험은 아이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친다
아이에게 민주적 경험은
학교에서 먼저 시작되지 않는다.
가정에서,
자기 말이 끊기지 않는 경험 속에서
이미 시작된다.
- 말할 기회가 있고
- 끝까지 들려지고
- 존중받는다는 느낌
이 세 가지가 모이면
아이는 이렇게 배운다.
내 생각은
사회에 나올 가치가 있다.
8. 끝까지 듣는 부모 곁에서 아이는 스스로 생각한다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왜 이렇게 말이 없을까요?”
하지만 침묵은 종종
말할 공간이 없었던 결과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부모 곁에서
아이는 점점 더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은
생각이 되고,
판단이 되며,
선택이 된다.
마무리: 아이의 말은 존중받을 때 자란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는 것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크다.
- 아이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 감정을 언어로 바꾸는 연습을 하며
- 자기 존재를 신뢰하게 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늘 옳은 답을 주는 부모가 아니다.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
그 한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아이의 말은
언젠가
자기 삶을 이끄는 목소리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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