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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편에 선다.
대개는 부모의 편이고,
부모는 당연히 아이의 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조금씩 배운다.
모든 순간에 누군가가 자기 편이 되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때부터 아이는
자기 편을 찾는 방식을 익히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배우는 편의 감각
아이에게 ‘내 편’이란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
내 감정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
틀렸어도 존재를 밀어내지 않는 사람이다.
집에서 이 경험을 충분히 한 아이는
밖에서도 비슷한 관계를 찾는다.
자기를 낮추지 않아도 되는 친구,
말을 멈추지 않아도 되는 공간,
실수해도 웃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
아이는 본능적으로
자기를 안전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편이 없다고 느낄 때 생기는 선택
문제는
집에서 ‘완전한 편’의 감각을 경험하지 못했을 때다.
아이는 자기 편을 밖에서 급하게 찾는다.
무리에 과하게 맞추거나,
관계를 끊임없이 붙잡거나,
누군가에게 지나치게 의존한다.
이 선택은 약해서가 아니다.
혼자 남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아이는 안다.
사람은 혼자 버티기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때로는
자기 기준을 조금 내려놓더라도
‘같은 편’의 자리를 확보하려 한다.
자기 편을 만든다는 것
아이가 성장하면서 배우는 더 중요한 일은
누군가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자기 편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이 능력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어릴 때
감정을 부정당하지 않았던 경험,
의견을 말해도 관계가 유지되었던 기억,
실수했을 때 완전히 버려지지 않았던 순간.
이 경험들이 쌓이면
아이는 안다.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
이 감각이 생길 때
아이는 무리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눈치와 편의 차이
겉으로 보면
눈치를 잘 보는 아이도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눈치는
관계를 잃지 않기 위한 기술이고,
자기 편을 찾는 능력은
자기를 지키면서 연결되는 힘이다.
눈치를 배우는 아이는
항상 바깥을 먼저 살핀다.
자기 편을 아는 아이는
먼저 자기 안을 확인한다.
“나는 지금 괜찮은가.”
“이 관계가 나를 무너뜨리지는 않는가.”
이 질문을 할 수 있는 아이는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부모는 첫 번째 편이다
아이가 세상에서 흔들릴 때
결국 돌아와 확인하는 곳은 집이다.
“나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인가.”
“실수해도 여기에는 자리가 있는가.”
부모가 늘 아이의 선택을 지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잘못은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잘못과 존재를 분리해주는 태도,
행동은 혼내도 관계는 끊지 않는 태도.
그 일관성이
아이 안에 남는다.
‘어디까지 가도 돌아갈 곳이 있다.’
이 확신을 가진 아이는
밖에서 자기 편을 조급하게 구하지 않는다.
결국, 아이는 자기 안에 편을 세운다
성장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능력이 아니라
기댈 곳이 있다는 확신 위에서
자기 발로 서는 과정이다.
집에서 충분히 지지받은 아이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나를 지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조금씩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때
아이는 더 이상
아무 관계에나 매달리지 않는다.
마무리: 아이에게 남겨줄 한 자리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항상 맞장구쳐주는 동맹이 아니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자리다.
아이의 선택이 서툴러도,
관계에서 실패해도,
스스로를 의심하는 날이 와도,
“그래도 너는 여기서 환영받는다”는 감각.
그 감각을 가진 아이는
밖에서 자기 편을 찾다가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다.
결국 아이가 가장 오래 함께 살아야 할 편은
부모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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