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한마디, 선택 하나가 ‘어른의 기준’이 되는 순간들아이를 키우기 전에는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나이를 먹는 것,책임을 지는 것,스스로를 부양하는 것.그 정도로 어른을 이해했다.하지만 아이 앞에 서는 순간,어른의 의미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아이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단순히 보호자가 되는 일이 아니라,세상을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1. 아이 앞에서 어른은 ‘설명서’가 된다아이는 세상을 직접 이해하기보다먼저 어른을 통해 해석한다.이 상황에서 화를 내도 되는지힘이 있을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잘못했을 때 어떻게 수습하는지아이에게 부모는말보다 앞서 존재하는 설명서다.그래서 아이 앞에서의 어른은항상 질문받는 존재가 된다.왜 그렇게 말했어?왜 그렇게 선택했어?대답하..
—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가장 공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곳우리는 가족을 너무 익숙하게 부른다.가족은 쉬어야 하는 곳,편해야 하는 곳,아무 생각 없이 돌아가도 되는 곳.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살아보면가족은 결코 단순한 쉼터만은 아니다.가족은 매일같이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나는 어떤 어른으로 말하고 있는가권력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갈등은 회피되고 있는가, 다뤄지고 있는가그래서 나는 점점가족을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가족은 ‘철학적 실험실’이다.1. 가족은 이론 없는 철학이 실행되는 곳이다철학은 보통 책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개념과 문장과 사유의 역사.하지만 가족 안에서의 철학은 다르다.여기에는 준비된 답이 없다.매일의 상황이 문제이고,선택이 곧 논증이다.화가 난 아이 앞에서 어떤 말을 고를지실수한 가족을 어떻..
— 다른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과 함께 사는 법을 아이에게 보여주기아이를 키우다 보면부모는 두 방향의 시선을 동시에 받는다.아래로는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하고,위로는 조부모 세대의 가치관과 마주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많은 부모가말하지 못한 피로를 느낀다.“왜 아직도 그런 방식으로 말씀하실까.”“아이 앞에서 굳이 저 말을 하셔야 할까.”하지만 동시에 이런 마음도 든다.“아이에게 어른을 무시하게 만들고 싶진 않은데.”세대 간 대화는단순한 예절의 문제가 아니다.그 안에는 시간, 가치, 존중, 경계가 얽혀 있다.이 글은조부모와의 관계를 ‘참아야 할 관계’가 아니라,아이에게 사회와 인간을 가르치는 살아 있는 철학 수업으로바라보는 시도다.1. 세대 갈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간극’이다조부모 세대와 부모..
— 아이에게 ‘착한 마음’을 가르치기 전에, 어른이 먼저 배워야 할 태도아이에게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느냐고 묻는다면,대부분의 부모는 비슷한 대답을 한다.똑똑한 사람보다는 따뜻한 사람,성공한 사람보다는 함께할 줄 아는 사람.하지만 막상 일상으로 돌아오면우리는 성취와 경쟁의 언어를 더 자주 쓴다.속도, 결과, 비교.연민과 공감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정작 그것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는잘 배우지 못한 채 부모가 된다.이 글은 아이에게‘착하게 살아라’라고 말하는 대신,연민과 공감이 어떻게 시민의 덕목으로 자라는지를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의 시선에서 풀어보려는 기록이다.1. 연민과 공감은 성격이 아니라 ‘능력’이다연민과 공감은 타고나는 성격처럼 보이지만,사실은 경험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에 가깝다.타인의 감정을 ..
— 거창한 이론보다, 집 안에서 먼저 시작되는 이야기아이에게 ‘사회 정의’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부모는 종종 망설이게 된다.너무 어려운 개념 같고,괜히 세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너 크면 알게 돼.”“아직은 몰라도 돼.”하지만 아이는 이미 사회 안에서 살고 있다.학교에서 줄을 서고,규칙을 배우고,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매일 겪는다.사회 정의는 아이에게먼 미래의 철학이 아니라,이미 경험하고 있는 현실의 감각이다.이 글은 아이에게 어려운 말을 가르치기보다,사회 정의를 느끼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1. 사회 정의는 설명이 아니라 ‘경험’이다아이에게 정의를 설명하려 들면자연스럽게 말이 길어진다.공정함, 권리, 책임, 평등…어른에게도 쉽지 않..
—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우리’로 남는 이유어느 집에나 남들 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장면이 있다.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꼭 건네는 한마디,저녁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짧은 대화,잠들기 전 불을 끄며 반복되는 인사.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반복일지 모르지만,아이에게 그 장면들은 삶의 기준점이 된다.가족 의식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다.그것은 매일 비슷한 시간, 비슷한 방식으로 되풀이되는작은 약속에 가깝다.그리고 바로 그 작은 의식들이아이의 정체성을 조용히 지켜낸다.1. 정체성은 설명이 아니라 ‘반복’에서 만들어진다부모는 종종 아이에게 말로 가르치려 한다.“우리는 이런 집안이야.”“이렇게 사는 게 중요해.”하지만 아이의 정체성은설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아이에게 정체성이란매일 반복되는 장면 속에..
— 아이는 ‘잘하는 어른’보다 ‘솔직한 어른’을 보며 자란다아이 앞에서 우리는 종종 한 역할을 연기한다.침착한 어른, 흔들리지 않는 부모, 늘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스친다.이 모습은 과연 진짜 나일까?아이에게 보여주고 있는 이 어른은,실수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감정을 잃지 않는 존재다.그러나 아이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의 나는피곤하고, 때로는 화가 나며, 결정 앞에서 흔들린다.가정에서의 역할 모델은완벽함을 유지하는 사람이 아니라,불완전한 삶을 정직하게 살아내는 어른이어야 하지 않을까.이 글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어떤 어른으로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1. 아이는 ‘기준’을 말이 아니라 태도로 배운다아이..
—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부모가 다시 배워야 할 말의 태도아이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말로 하라니까.”“대화로 해결해야지.”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말이다. 아이가 울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릴 때 우리는 그렇게 말한다. 마치 ‘대화’라는 버튼만 누르면 상황이 곧바로 정리될 것처럼.하지만 정작 아이가 말을 꺼냈을 때, 우리는 얼마나 자주 끝까지 들어주었을까. 얼마나 자주 아이의 말을 ‘미성숙한 투정’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으로 대했을까.민주적 대화는 아이에게 가르치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부모가 먼저 연습해야 하는 삶의 태도에 가깝다. 이 글은 아이를 설득하는 방법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생각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내려놓아야 할 말의 방식에 대한 기록이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