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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하루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아침 7시 12분.
일정표에는 분 단위로 계획이 적혀 있다.
07:10 기상 → 07:15 아이 깨우기 → 07:20 아침 준비 → 07:45 등원 → 08:10 지하철 → 09:00 출근
하지만 실제 현실은 늘 다르게 흘러간다.
아이의 머리는 빗기 싫다고 흘러내리고,
우유 컵은 순간의 부주의로 바닥에 떨어지고,
출근 시간은 이미 붉은 숫자로 향하고,
나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초조함을 느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계획표는 산산조각 난다.
그리고 나는 자주 생각한다.
나는 하루를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하루를 ‘관리’하고 있는 걸까?
📍 우리는 왜 일정표에 매달릴까?
우리는 계획된 하루를 사랑한다.
예측 가능함은 안정감을 주고,
순서대로 완수하는 리스트는 성취감을 준다.
특히 워킹맘에게 일정표는
혼돈 속을 통과하는 가느다란 안전줄과도 같다.
💡 일정이 있다는 것은 내가 통제하고 있다는 신호 같아서
💡 계획대로 움직이면 좋은 엄마이자 유능한 직장인 같은 기분이 들어서
💡 흐트러지지 않는 삶을 증명하고 싶어서
그래서 우리는 일정이 틀어지는 순간
마치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계획이 흐트러졌다고 하루 전체가 나빠진 걸까?
🌿 스토아 철학은 계획보다 ‘지금’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사건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사건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 우리를 괴롭힌다.
일정표가 무너지면 불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진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 “오늘 일정 다 틀어졌어.”
- “나 왜 이렇게 못하지?”
- “하루를 망쳤어.”
이 생각들이 우리를 무너뜨린다.
일정이 틀어진 것이 아니라, 기대가 틀어진 것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
— 타인의 감정, 지연, 변수, 아이의 몸 상태, 갑작스러운 일 —
이 모든 것을 계획으로 맞출 수는 없다.
스토아가 알려준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계획은 하루의 도구일 뿐, 하루의 본질이 아니다.
💫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것: ‘진심이 남는 순간’
돌이켜 보면, 마음 속에 오래 남는 것은 계획대로 흘렀던 날이 아니다.
오히려 계획은 틀어졌지만, 따뜻함이 남았던 순간이다.
✔ 아이가 느리게 신발을 신는 동안 기다려주며 눈을 맞춘 순간
✔ 저녁 설거지를 미루고 아이의 그림 이야기를 듣던 시간
✔ 퇴근길에 스스로에게 사준 뜨거운 커피 한 잔
✔ 해야 할 일을 뒤로했지만 마음이 회복된 산책 20분
이런 순간들은 일정표 밖에서 태어난다.
예정된 시간은 아니었지만, 삶이 숨 쉬던 시간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하루는 대부분
완벽해서가 아니라 진심이 스쳤기 때문에 남는다.
🧩 나의 하루는 관리 대상이 아니라 경험 대상이다
일정표는 하루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하지만 하루는 ‘산출물’이 아니다.
하루는 살아내는 체험이다.
우리가 남기고 싶은 하루는 무엇일까?
- 계획을 모두 수행한 날?
- 아니면 마음이 살아 있었던 날?
효율과 진심은 대립하지 않는다.
다만, 효율만 목표가 될 때
진심은 쉽게 잊힌다.
우리는 더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가장 소중한 순간을 놓치곤 한다.
아이의 “엄마, 이것 좀 봐줘!”라는 말 위에
“잠깐만, 이거 먼저 하고!”라는 대답을 쌓으며.
그때 놓친 10초의 눈맞춤이
아이에게는 하루의 하이라이트였을지도 모른다.
🌙 ‘완벽하게’보다 ‘온전히’
일정표가 나를 지배하는 날보다
순간을 온전히 느낀 날이 더 풍요로웠다.
그날의 정리표는 비어 있었지만
마음엔 조용한 충만함이 남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하루를 이렇게 적는다.
- 9:00 회의 ✔
- 12:30 점심 미팅 ✔
- 19:40 아이와 포도 까먹으며 깔깔 웃음 ✔
- 22:10 책 두 페이지 읽고 잠들다 ✔
일은 시간으로 기록되고
행복은 순간으로 기록된다.
✍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연습
🔹 1) 일정표 가장 아래에 ‘기억하고 싶은 순간’ 한 줄 남기기
“오늘 가장 따뜻했던 5초는?”
🔹 2) 계획이 틀어졌다면 자책 대신 질문하기
이 변수는 나의 통제 영역인가?
그렇지 않다면 내려놓아도 괜찮다.
🔹 3) ‘생산성’ 대신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기 쓰기
오늘 나는 기록할 만큼 살아 있었는가?
완벽한 스케줄보다
하루에 단 하나의 따뜻한 순간이
오래 남는다.
🌼 결론: 오늘은 계획대로 가지 않아도 괜찮다
일정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우린 매번 계획대로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마음을 느끼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진실은 이렇다.
완벽한 하루는 계획으로 오지 않지만,
기억에 남는 하루는 순간으로 온다.
오늘 당신의 하루도
빈 칸이 있어도 되고
흘러넘쳐도 된다.
대신 하루에 단 하나, 진심의 순간을 남기자.
그 순간이 당신의 삶을 천천히, 그러나 깊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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